한국의 딸들은 기억한다

 

한국의 딸들은 기억한다


RED SHOES  part 2.
Theater work in progress

Biografic Theater
50 years Korean nurses in Germany
History as a personal [her]-story

... the nurses themselves are playing, singing, narrating their own-life-stories

Premiere:
Sunday    14. 12. 2014
Start         16.oo Uhr

Biografic Theater   |   Narrated Migration   |   History as a personal [her]-story

한국의 딸들
_ 1막 한국의 딸들_ 오프닝
가수 남일해의 ‘빨간구두 아가씨’를 부르며 등장하는 배우들.
성황리에 끝난 지난 공연 후 오랜만에 배우들의 노래소리가 들리고.
금선은 노래와 춤도 추웠으니 사진도 찍자고 배우들에게 제안한다. 이 늙은 나이에 무슨 사진이람? 하며 호들갑을 떨던 배우들은 그래도 찍자는 말에 포즈를 취하게 되고……

_ 2막 한국의 딸들 _인터뷰
어느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저널리스트와 파독 간호사.
저널리스트는 여전히 파독 간호사 50주년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며 파독 간호사에게 잠깐의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부탁한다. 관객은 결국, 파독 간호사의 독일에 온 이유와 삶의 과정을 다시 한 번 듣게 된다. 결혼 적령기였던 Himpe-kim은 먼저 독일로 온, 아는 언니의 권유에 독일행을 생각한다. 이후 파독 간호사에 지원하고 덜컥 합격하게 된다. 부모님의 반대를 막기 위해 독일에 보내주지 않으면 수녀가 되겠다고 고집을 부려 결국 독일에 오게 된다. 이러한 대화를 오가던 중 헤어질 시간이 되고, 짧은 시간 저널리스트와 파독 간호사의 인터뷰는 끝난다. Kim은 저널리스트에게 빨간구두 다음 공연이 있으니 한 번 오라고 넌시지 이야기한다.

_ 3막 한국의 딸들_ 청소 양동이
병원 내에서 Kimmi라 불리는 파독 간호사 그녀.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주사 놓고 병상의 일만 했는데 독일에 와서는 청소부 일까지 시킨다는 생각에 영 내키지 않는 마음이었다. 게다가 언어 스트레스 속에서 자신의 불만을 속시원하게 떨어놓지 못한다는 자괴감까지 자신을 옥죄었다. 독일 수간호사 Ilse는 Kimmi를 찾고 식사 후에 청소를 하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Kimmi는 “나는 청소부가 아니라 간호사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낸다. 독일 수간호사는 그녀의 모습에 어안이 벙벙해지고, 무엇이 문제인지 도통 이유를 모르겠다는 상황을 연출한다. Kimmi는 청소를 하느니 한국에 돌아가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_ 4막 한국의 딸들_ 기숙사 Kimmi의 방
Kimmi는 병원에서 곧바로 기숙사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드러눕는다. 전화벨이 계속 울리지만 받지 않는다. 파독 간호사들의 코러스가 배경에 깔린다. 독일어 문법을 외우는 소리가 들리고…….
- 우리 딸은 더 배워야 해
- 엄마는 말했어
- 공부해야 되고 직업을 배워야 해
- 우리의 가난은 가족을 터널에서 빼내야 해
- 나의 가족은 빚더미에 있었어
- 독일에서 처음으로 자유를 느꼈어
- 나의 아버지는 돈을 보내라고 편지를 썼어. 나는 스무 살이었고, 독일 간호사들은 50대 였어. 모든 슈타치온은 법이 있어.
- 독일어를 거의 못했지
- 단물에서 산 물고기는 짠물에서 살아남기에는 넘 힘들어.
- 일요일마다 환자들의 손톱과 머리카락을 잘랐어
- 오줌통을 씻는 게 나에게 불가능했어
- 또는 남자들의 몸도 말이지
- 우리는 항상 함께 먹었고, 노래했고, 울었어
- 빨래통을 가져오는 것은 나한테는 당연했어
- 너는 그것을 잘했어
- 나는 혼자서 울었어
- 나는 처음에 호스피탈에서 일했어. 요양원과 양로원.
- 나에겐 너무 힘들었어
- 우리는 환자 몸의 위 아래를 씻었어
- 우리는 항상 함께 먹고, 노래하고 울었어
- 독일 간호사들이 하는 것, 나는 역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 나는 혼자서 울었어. 디아코니세 병원에서는 간호사는 수녀 같아야 한다고 기대했지.
- 나는 수간호사에게 감사해. 왜냐하면 그녀는 우리를 자주 보호해주었어.
예를 들면 보험 사기 앞에서. 어떤 때는 오페라를 위해 입장권을 선물해 주곤 했어.
그녀는 능력이 대단해!

_5막 한국의 딸들_ 로마 여행
로마 여행에서 헌숙은 영숙을 알게 된다. 같은 병원에서 근무한다는 이유로 같은 호텔방을 배정받았다. 파독 간호사 영숙은 뭔가 정신적인 결함이 있어 보였다. 병원의 의사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빨간 립스틱을 비뚤게 바르거나, 앞머리만 빗는 모습 등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친구 헌숙은 호텔방의 문을 잠궈야 했다. 왜냐하면 영숙이 혹여나 밤새 밖을 나가버릴까봐 겁이 났기 때문이다.
영숙은 독일 삶에서 문화적 충격이 컸던 것 같다. 당시에 이렇듯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거나 깊은 향수병에 시달렸던 파독 간호사가 많았다고 한다. 영숙은 독일 정신병원에서 치료 후 한국에 돌아가서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꽃다운 스무 살의 가슴으로 안기엔 이국의 삶이 너무 고달팠던 게 아닐까.

_ 6막_ 당신은 지금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파독 간호사는 힘든 이국생활이었지만 꿋꿋이 반 세기의 강을 건너왔다. 그들은 이제 노년의 언덕에 서서 지난 날을 기억하고 앞으로의 인생의 길을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빨간구두의 열정은 삶의 경륜과 지혜로 영글어가고, 그들의 땀의 결실은 해바라기 씨처럼 알알이 2세를 통해 그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지금은 그들은 지나왔던 흔적을 더듬으며 길을 걷는다, 또 걷는다.